음악을 듣는 방식만 보면 이제 스트리밍이 완전히 중심이 된 것처럼 느껴집니다. 저도 평소에는 유튜브 뮤직이나 스트리밍 서비스를 켜놓고 음악을 듣는 시간이 훨씬 많습니다. 그런데 일본 음악 시장을 조금 찾아보면 이야기가 꽤 달라집니다.
CD는 아직도 강하고, 스트리밍은 계속 성장하고 있으며, 라이브 공연은 팬들이 직접 돈과 시간을 쓰는 중요한 시장이 됐습니다. 재미있는 건 셋 중 하나가 다른 하나를 완전히 밀어내는 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스트리밍으로 노래를 듣고, 마음에 들면 CD나 굿즈를 사고, 결국 공연장까지 가는 식으로 소비가 이어집니다.
일본에서는 왜 아직도 CD를 많이 살까요?
한국에서 CD를 산다고 하면 보통 좋아하는 가수의 앨범을 소장하거나 포토카드 같은 구성품을 모으는 경우가 먼저 떠오릅니다. 일본도 비슷하지만 팬덤을 움직이는 방식이 조금 더 강하게 남아 있습니다.
앨범에 이벤트 응모용 시리얼 번호를 넣거나, 팬미팅과 각종 이벤트 참여 기회를 함께 제공하는 방식이 대표적입니다. 그러다 보니 음악 자체는 스트리밍으로 들으면서도 CD를 따로 구입하는 사람이 생깁니다. 여기서 CD는 단순히 음악을 재생하기 위한 물건이라기보다 좋아하는 아티스트를 소장하고 팬 활동에 참여하기 위한 상품에 가까워지는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부분이 꽤 흥미로웠습니다. 스트리밍이 편한 건 누구나 알지만 실물 앨범을 직접 가지고 있다는 느낌은 또 완전히 다르니까요. 최근에는 예전 CD 플레이어나 유선 헤드폰 같은 기기를 다시 찾는 사람들도 보여서, 편리함과 소장 욕구가 꼭 반대되는 건 아니라는 생각도 듭니다.
스트리밍은 천천히 일본 음악 시장을 바꾸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일본에서 스트리밍의 영향력이 작은 것은 아닙니다. 구독형 음악 서비스와 영상 플랫폼을 통해 음악을 듣는 방식은 계속 커지고 있고, 새로운 가수를 처음 발견하는 과정에서도 스트리밍과 유튜브의 역할이 상당히 커졌습니다.
특히 J-POP을 해외에서 듣는 입장에서는 이 변화가 더 크게 느껴집니다. 예전에는 일본에서 발매된 음반을 직접 구하거나 방송을 찾아봐야 했다면, 이제는 새 노래가 공개되면 한국에서도 거의 동시에 들어볼 수 있습니다. Official髭男dism이나 Mrs. GREEN APPLE 같은 아티스트를 알고 나서 다른 곡을 찾아 듣는 과정도 스트리밍 덕분에 훨씬 간단해졌습니다.
이런 구조에서는 한 곡을 우연히 듣는 것이 끝이 아닙니다. 추천 목록을 따라 다른 곡으로 넘어가고, 라이브 영상까지 찾아보고, 그러다 아티스트 자체를 좋아하게 됩니다. 알고리즘이 팬이 되는 입구 역할을 하는 셈입니다.
결국 가장 강한 소비는 라이브에서 나오는 것 같습니다
제가 세 가지 가운데 가장 체감한 것은 라이브 공연입니다. 음원은 언제든 다시 들을 수 있지만 공연은 그 날짜와 그 장소에서 한 번 지나가면 끝이니까요. 그래서 좋아하는 아티스트일수록 티켓을 구하는 과정부터 팬들의 참여가 훨씬 적극적입니다.
저도 올해 8월 Official髭男dism의 올림픽 체조 경기장에서 공연을 보러 갔는데, 이때 음악 소비가 단순히 노래 한 곡을 듣는 것과는 완전히 다르다는 걸 느꼈습니다. 팬클럽 선행을 통해 티켓을 구하고 공연 날짜를 기다리고, 실제로 공연장까지 가는 과정 전체가 하나의 경험이 됩니다.
이전에 히게단 음악 자체에 대해서는 따로 이야기했지만, 소비 방식만 놓고 보면 이 경험이 꽤 재미있는 사례였습니다. 평소에는 스트리밍으로 같은 곡을 수십 번 들어도 추가 비용을 크게 의식하지 않는데, 라이브가 되면 티켓뿐 아니라 이동과 식사, 경우에 따라 굿즈까지 소비가 자연스럽게 연결됩니다. 그런데도 공연을 보고 나면 다음 공연도 또 가고 싶어집니다. 이쯤 되면 음악 산업이 왜 라이브를 중요하게 보는지 몸으로 이해하게 됩니다 ㅎㅎ
CD와 스트리밍, 라이브는 경쟁 관계만은 아닙니다
처음에는 스트리밍이 성장하면 CD가 사라지고, 결국 모든 음악 소비가 온라인으로 이동할 거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런데 일본 시장을 보면 꼭 그렇게 단순하지는 않습니다.
스트리밍은 음악을 가장 쉽게 접하게 해주고, CD는 좋아하는 아티스트를 물리적인 형태로 소장하게 해줍니다. 라이브는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같은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한 공간에서 경험하게 만듭니다. 역할이 서로 조금씩 다른 셈입니다.
오히려 하나가 다른 소비를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스트리밍으로 처음 노래를 발견하고 팬이 된 사람이 앨범을 사고, 팬클럽에 가입하고, 공연 티켓까지 구하게 됩니다. 제가 히게단 공연을 보러 가게 된 과정도 생각해보면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일본 음악 시장의 특징을 단순히 "아직도 CD를 많이 사는 나라"라고만 보는 건 조금 아쉬운 것 같습니다. 실물 음반을 소장하는 문화와 디지털 음악 소비, 그리고 공연장에서 직접 경험하는 문화가 동시에 돌아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은 어떤 음악적 소비를 하고 계신가요?
Q. 앞으로 음악 소비는 어떻게 달라질까요?
A. 개인적으로는 스트리밍의 비중이 계속 커져도 CD와 라이브가 바로 사라지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오히려 CD는 소장품과 팬 상품의 성격이 강해지고, 라이브는 온라인으로 대체하기 어려운 경험이라는 점이 더 강조될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결국 사람들은 같은 음악에도 서로 다른 이유로 돈을 씁니다. 편하게 듣고 싶을 때는 스트리밍을 이용하고, 정말 좋아하는 앨범은 가지고 싶어지고, 좋아하는 가수가 눈앞에서 노래하는 건 직접 보고 싶어집니다. 기술이 바뀌어도 이런 감정 자체는 크게 달라지지 않는 것 같습니다.
Q. 일본에서는 스트리밍이 늘어도 CD가 계속 팔릴까요?
A. 스트리밍의 영향력은 계속 커지고 있지만 CD는 팬 이벤트, 한정 구성, 소장 가치 같은 다른 역할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스트리밍과 실물 음반이 당분간 서로 다른 목적으로 함께 소비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