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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추석 선물 트렌드, 가성비와 프리미엄이 같이 팔리는 이유
pokepokemon 2026. 9. 20. 05:30목차
추석 선물이라고 하면 예전에는 한우, 과일, 스팸 같은 익숙한 세트를 떠올리기 쉬웠습니다. 그런데 올해 선물 시장을 살펴보면 단순히 “비싼 선물이 잘 팔린다”거나 “다들 저렴한 것만 찾는다”라고 설명하기가 어렵습니다.
오히려 정반대의 소비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습니다. 한쪽에서는 5만원도 안 되는 실속형 상품이 판매 대부분을 차지하고, 다른 쪽에서는 수십만 원에서 수백만 원에 이르는 프리미엄 상품이 힘을 받고 있습니다. 2026년 추석 선물 시장의 핵심을 하나 꼽는다면 ‘양극화’라고 할 만합니다.
5만원 아래로 몰리는 실속형 추석 선물
대형마트 판매 비중을 보면 가성비 선호가 꽤 분명하게 나타납니다.
9월 8일까지 진행된 이마트 추석 선물세트 사전예약 판매에서 5만 원 미만 상품이 전체 판매의 77.4%를 차지했습니다. 5만 원 이상 10만 원 미만은 14.5%, 10만 원 이상은 8.1%였습니다.
롯데마트도 비슷합니다. 같은 기간 5만원 미만 상품 비중이 57.5%로 가장 높았고, 5만~10만 원 상품이 33.5%, 10만 원 이상은 9.0%였습니다.
고물가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여러 사람에게 선물을 준비해야 하는 명절 특성까지 겹치면서, 가격 부담을 낮춘 상품을 찾는 수요가 커진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롯데마트는 올해 본판매에서 5만 원 미만 상품 품목을 지난해보다 20% 확대했습니다.
(출처: 연합뉴스 추석 선물세트 소비 양극화 분석)
그렇다고 무조건 가장 싼 제품만 고르는 것은 아닙니다. 같은 가격대에서도 구성이나 포장, 브랜드를 따져 “이 정도 돈을 쓸 거라면 더 괜찮은 것”을 찾는 소비가 함께 나타납니다. 단순한 저가 소비라기보다는 가격 대비 만족도를 따지는 실속 소비에 더 가깝습니다.
반대편에서는 수십만 원짜리 선물이 더 강해진다
백화점으로 가면 분위기가 꽤 달라집니다.
올해 백화점 추석 선물에서는 50만원 이상 고가 상품이 전체 상품 구성에서 40% 안팎을 차지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롯데백화점은 수요가 높은 1+등급 이상 한우 구이 세트 물량을 지난해보다 약 30% 확대했습니다.
갤러리아백화점은 한우뿐 아니라 북해도산 성게알, 캐비어, 레드 샤인머스캣, 유기농 올리브오일처럼 희소한 식재료를 조합한 상품을 선보였습니다. 단순히 양을 많이 넣는 것이 아니라 어디서 왔는지, 얼마나 희소한지, 어떤 경험을 주는지가 프리미엄을 만드는 요소가 된 셈입니다.
(출처: 뉴시스 롯데백화점 추석 선물세트 보도, 연합뉴스 갤러리아 추석 선물세트 보도)
이 흐름은 식품 밖으로도 번지고 있습니다. 신세계백화점은 백자 달항아리와 나전 공예 같은 전통공예품뿐 아니라 유럽 신년음악회 여행, 홍콩 미식 여행, 이집트 역사 기행처럼 경험 자체를 선물하는 상품도 마련했습니다.
편의점에서도 이색 고가 상품이 등장했습니다. CU는 이번 추석 카탈로그에 3천만 원대 휴머노이드 로봇과 300만 원대 로봇 개까지 포함했습니다. 실제 구매량과는 별개로, 이제 명절 선물이 식품 세트라는 범위를 상당히 벗어났다는 점은 꽤 흥미롭습니다.
(출처: 연합뉴스 편의점 추석 이색 선물 보도)
싼 것과 비싼 것이 동시에 잘 팔리는 이유
이런 현상을 흔히 소비 양극화라고 합니다. 중간 가격대에 수요가 몰리기보다 저가와 고가 쪽으로 소비가 나뉘는 현상입니다.
배경에는 고물가와 경기 불확실성이 있습니다. 지출 부담을 크게 느끼는 소비자는 선물 단가를 낮추고, 반대로 충분한 구매력을 가진 소비자나 기업 수요에서는 “선물을 할 거라면 확실하게 좋은 것”을 찾는 경향이 나타납니다.
다만 현실은 저가와 고가로 깔끔하게 둘로 갈리는 것보다 조금 더 복잡합니다. 대형마트에서도 고가 한우와 주류 판매가 늘고 있고, 백화점도 소포장 상품이나 10만 원 안팎의 비교적 실용적인 구성을 함께 확대하고 있습니다.
현대백화점의 한우 선물도 이런 변화를 보여줍니다. 고급 한우를 200g 단위로 나눈 소포장 상품을 확대했는데, 품질 수준은 유지하면서 전체 가격 부담과 보관 부담을 줄이는 방식입니다. 현대백화점 한우 선물 매출에서 이런 소포장 '소담 세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25%에서 2025년 34%까지 늘었고, 올해는 40%를 넘어설 것으로 회사 측은 예상하고 있습니다.
(출처: 연합뉴스 현대백화점 소포장 한우 선물 보도)
결국 소비자는 단순히 “싼 것”과 “비싼 것”을 고르는 게 아니라, 자신이 정한 예산 안에서 이유가 분명한 상품을 찾고 있는 것에 가깝습니다.
그리고 그 사이에 포켓몬 스팸이 들어왔다
개인적으로 이번 추석 선물 중 가장 눈에 들어온 건 전혀 다른 쪽이었습니다. CJ제일제당의 스팸 타워 포켓몬 에디션입니다. (포덕으로써 너무 기쁜 ㅎ)
CJ제일제당은 이번 추석 선물세트에서 포켓몬과 카카오 같은 IP 협업을 확대했습니다. 여기서 IP는 캐릭터나 작품처럼 상품에 활용할 수 있는 지식재산을 의미합니다.
포켓몬 에디션은 파이리, 메타몽, 잠만보를 활용한 세 가지 디자인으로 구성됐고, 각 제품에는 해당 캐릭터 스티커가 포함됩니다. CJ더마켓에서는 현재 개별 에디션이 20,900원에 판매되고 있으며, 세 종류를 묶고 포켓몬 키링을 증정하는 상품도 판매되고 있습니다.
(출처: CJ제일제당 2026 추석 선물세트 공식 발표, CJ더마켓 추석 선물세트 공식몰)
저는 포켓몬을 좋아하다 보니 이 제품이 꽤 반가웠습니다. 원래 스팸 선물세트라고 하면 명절마다 익숙하게 보던 상품이라는 느낌이 강했는데요. 박스에 포켓몬 캐릭터가 붙고 스티커와 키링 같은 굿즈가 더해지는 순간 갑자기 “이건 한번 사볼까?”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내용물의 본질은 여전히 스팸입니다. 그런데 소비자가 받아들이는 방식은 달라집니다.
이런 제품은 IP 컬래버레이션의 전형적인 효과를 보여줍니다. 이미 익숙한 상품에 캐릭터라는 새로운 구매 이유를 붙이는 방식입니다. 실용품이면서 동시에 수집할 만한 상품으로 성격이 넓어지는 것이죠.

명절 선물도 이제 받는 사람의 취향을 본다
CJ제일제당은 올해 추석 선물세트를 설명하면서 아예 ‘취향 맞춤형 선물’이라는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지난 설보다 약 50종 늘어난 260종을 준비하고, 기존 스팸 세트 외에도 프리미엄 참치, 신선식품, IP 협업 상품까지 범위를 넓혔습니다.
포켓몬과의 협업도 이런 변화의 한 사례입니다. 예전에는 명절 선물에서 실용성이 가장 중요한 기준이었다면, 지금은 같은 실용품이라도 받는 사람이 무엇을 좋아하는지가 상품 선택에 더 많이 반영됩니다.
리센느(RESCENE)가 올해 포켓몬의 한국판 대표곡 중 하나인 ‘우리는 모두 친구’를 리메이크한 것도 개인적으로는 재미있는 연결점이었습니다. 포켓몬이라는 하나의 IP가 카드와 게임, 음악에 이어 식품과 명절 선물까지 여러 소비 영역을 넘나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처럼 원래 포켓몬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평범한 식품 선물세트보다 포켓몬 에디션이 한 번 더 눈에 들어올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캐릭터 협업의 힘은 전혀 새로운 물건을 만드는 것보다, 이미 익숙한 물건을 다시 보고 싶게 만드는 데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올해 추석 선물 시장을 보면 가성비와 프리미엄이라는 양극단이 강해진 건 분명합니다. 하지만 그 사이에서는 또 다른 변화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가격만으로 경쟁하는 게 아니라 취향, 캐릭터, 경험, 희소성을 이용해 “왜 이 선물을 골라야 하는지” 이유를 만드는 경쟁입니다.
명절 선물도 결국 취향 소비의 영역으로 들어오고 있는 셈입니다. 여러분은 어떤 추석 선물을 드리실건가용?